The Show Must Go On/Film

옥희의 영화 - 시간이 영화에 미치는 영향

흐리흐리 2024. 8. 1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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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외울 날>, <키스 왕>, <폭설 후>, <옥희의 영화>의 네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영화.

발음하기도 힘든 주문을 외며 집 대문을 나서는 이선균을 시작으로 <주문을 외울 날>은 시작됩니다.

영화 감독의 엉망진창의 하루를 그려내는데, 시작은 나쁘지 않다만, 주문의 효력은 없었나보네요.

두 번째 에피소드 <키스 왕>

첫 번 째 에피소드의 10년 전 쯤이라고 봐야할까요?

단, 등장인물이나 그들의 관계, 배경 등이 동일하다는 점을 빼고는 미묘하게 어긋납니다.

이선균이 키스로 정유미의 마음을 빼았습니다. 왕이라는 호칭은 아무데나 붙이는 게 아닌가봅니다.

<폭설 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습니다.

선문답을 하는 장면이 압권인데, 원테이크입니다. 리허설 했던 것을 그대로 영화에 사용했다고 하네요.  그 이후로 더 좋은게 안나왔다나.

에피소드 2와 비슷한 시간대의 이야기입니다. 문성근에게서 첫 번째 에피소드의 이선균의 모습이 보이네요.

<옥희의 영화>

마침내(?) 완성된 옥희의 작품인가요?

먹먹해집니다. 아차산은 어릴 때 아버지 따라 약수물 뜨러 다녔던 곳인데...
약수 물 뜨고 나면, 아버지가 늘 뜨끈하고 쫄깃한 떡을 사주시곤 했는데. 그 때 생각이 떠올라서 잠깐...

홍상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나뭇가지 형상을 한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줄기에서 나오다가 끝이 갈라지고, 또 그 줄기를 타고 가다가 끝이 갈라지고야 마는.

옥희는 꼭 1년의 차이를 둔, 두 남자와 동행한 산행에서, 약속을 지켜받음에 대한 감사와 회한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더할 나위 없는 쓸쓸함을 안겨줍니다.

 

별세한 이선균의 좋은 연기를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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