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봤다.
이제는 거장이 되어버린 드니 빌뇌브 <그을린 사랑 (incendies,2010)>
이런 영화를 보면 그 날 하루는 축 처져 버린다.
영화는 레바논 내전에서 파생된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이야기한다.
1943년 11월에 레바논이 독립한 후 줄곧 정치적으로 우위를 점한 그리스도교 세력과 이슬람교 세력 간의 갈등으로 점철된 레바논 내전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되고, 1970년 9월 요르단에서 추방당한 팔레스타인이 레바논 남부 지역에 난민촌을 건설한 후 격화된 2차 내전이 나왈 마르완의 삶을 기구하게 만드는 구체적인 배경이 된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세력은 이 지역을 근거로 해서 레바논의 그리스도교 정부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한다. 보복과 그것에 대한 복수. 전쟁의 학살과 폭력의 끊임없는 순환의 고리 한 가운데에 그녀는 위치한다.
영화의 전반에 깔리는 라디오헤드의 you and whose army?는 역시나 반전 영화 성격에 걸맞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톰요크의 음색은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신의 장난 같은 그녀의 운명을 관조하듯 읊조리는 느낌을 준다.
쌍둥이 남매인 잔느(멜리사 디소르미스-폴린)와 시몽(맥심 고테테)은 어머니인 나왈(루브나 아자발)의 유언을 따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생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기 위해 어머니의 뿌리를 찾아 떠난다.
어머니의 기구했던 삶을 쫓아가서 그 끝에 이르렀을 때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진실에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이래서 전쟁과 분노는 멈춰야 하는 것이며, 이래서 사랑은 위대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사랑과 분노의 무게 차이라. 다시 봐도 너무 힘들다.
https://www.youtube.com/watch?v=QQnc-hM80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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