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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러브를 영등포 CGV, 그것도 무려 스타리움(Starium)에서 보게 됐다. 기네스에서 공식으로 인정한 세계 최대 크기의 스크린에서 이 열혈(?) 영화가 보고싶었다.
LG 트윈스의 간판 투수였던 정재영(김상만 역)은 음주 폭력 사건으로 KBO 위원회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게 되고, 이를 위한 자발적인 면죄부로 충주성심고등학교 야구부에 코치로 가게 된다. 곁에서 그를위해 발벗고 뛰어 다니는 친구겸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야구라는 스포츠는 청각 장애인들이 하기에 무척 어려운 점이 많다. 의사소통이 안되는 것은 둘째치고, 타구의 소리도 들을 수 없으니, 수비하는 입장에서 공의 낙하지점을 눈 만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야구는 싸인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음성을 거치지 않고 의사소통을 가장 많이 하는 스포츠 중에 하나일 것이다.
충주 성심 고등학교 야구부는 이런 청각 장애인들로 이루어진 야구부다. 전국대회(봉황대기) 1승을 목표로 땀을 흘리는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뭉클해지게 만든다. 젊은 피가 갖고 있는 "목표를 향한 집념"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쥐어짜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정재영의 연기는 내가 전에 보아왔던 연기들 중에 가장 좋았으며, 강우석 감독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분야를 완성도 높게 연출한 것이 만족스러웠다. 영화를 보며 웃고 울고 하던 때가 그리웠었는데, 적절한 시기에 글러브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PS. "야구에도 사랑이 있다. G-LOVE"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도 훈훈하다.
영화가 끝나고 야구가 무척이나 하고 싶어졌다. 이번 주말엔 캐치볼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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