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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외울 날>, <키스 왕>, <폭설 후>, <옥희의 영화>의 네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영화.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에서 홍상수 감독님 GV가 있다고 해서 보러 갔다.
사실 정유미씨를 기대했지만, 홍상수 감독님만 오셨더군.
같이 보러 갔던 내 친구는 정유미씨의 광팬이다, 무서울 정도로.
어쨌든, 맨 앞 우측 자리에서 보게 됐다.
발음하기도 힘든 주문을 외며 집 대문을 나서는 이선균을 시작으로 <주문을 외울 날>은 시작된다.
영화 감독의 엉망진창의 하루를 그려내는데, 시작은 나쁘지 않다. 다만, 주문의 효력은 없었나보다.
두 번째 에피소드 <키스 왕>
첫 번 째 에피소드의 10년 전 쯤이라고 봐야할까?
단, 등장인물이나 그들의 관계, 배경 등이 동일하다는 점을 빼고는 미묘하게 어긋난다.
이선균이 키스로 정유미의 마음을 뺐는다. 왕이라는 호칭은 아무데나 붙이는 게 아닌갑다.
<폭설 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선문답을 하는 장면이 압권인데, 원테이크다. 리허설 했던 것을 그대로 영화에 사용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더 좋은게 안나왔다나.
에피소드 2와 비슷한 시간대의 이야기다. 문성근에게서 첫 번째 에피소드의 이선균의 모습이 보인다.
<옥희의 영화>
마침내(?) 완성된 옥희의 작품인가.
먹먹해진다.
아차산은 어릴 때 아버지 따라 약수물 뜨러 다녔던 곳이다.
약수 물 뜨고 나면, 아버지가 늘 뜨끈하고 쫄깃한 떡을 사주시곤 했는데. 그 때 생각이 떠올라서 잠깐...
홍상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나뭇가지 형상을 한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같은 줄기에서 나오다가 끝이 갈라지고, 또 그 줄기를 타고 가다가 끝이 갈라지고야 마는.
옥희는 꼭 1년의 차이를 둔, 두 남자와 동행한 산행에서, 약속을 지켜받음에 대한 감사와 회한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더할 나위 없는 쓸쓸함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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