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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w Must Go On/Light Note

좌파가 우파보다 우울하다?


행복은혼자오지않는다웃기는의사히르슈하우젠의도파민처럼짜릿한행? 상세보기



가을 서점가를 휩쓸고 있는 가장 지적이고 유쾌한 행복돌풍!


“‘쿨리지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미국대통령 캘빈 쿨리지의 이름을 딴, 별로 쿨하지 않은 현상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쿨리지 대통령이 아내와 함께 농가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곳의 수탉이 하루에 열두 번이나 교미를 한다는 말을 듣고 놀란 영부인이 “그 말을 내 남편에게도 해주세요.”라고 농부에게 말했답니다. 잠시 후 그 말을 전해 들은 대통령이 “매번 똑같은 암컷들과 하나요?”라고 묻자, 농부는 “아니오, 매번 다른 암컷들과 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쿨리지 대통령은 “그 말을 내 아내에게 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유머에 웃을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최근 서점가에 다시 불기 시작한 행복돌풍의 중심에는 독일 의사이자 코미디언인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이 쓴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가 있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유쾌한 행복론’이라는 표지글답게 막연한 행복을 부르짖는 다른 책들과 달리 신뢰와 유머를 보장한다.



의술 없이도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 줄 아는 저자는 우리가 이제껏 알고 있는 행복에 대한 상식을 깨고 삶의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게 살아가는 법을 친절히 일러준다. 또한 행복을 좇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 스스로 찾아오게끔 노력하라고 조언하며, 우리가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을 제시해준다.

과연 우리를 진짜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행복에 아주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라는 것이 쌓이다 보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이들을 끊임없이 부러워하게 되고 결국에 우리는 자신의 처지를 비하하게 된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순식간에 결코 행복해질 수 없는 상태로 자신을 이끌게 되는 것이다.

히들 좌파는 세계 어디서나 항상 우파들보다 우울한 기분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들은 현재의 세계가 불공평하며 정의롭지 못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불만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0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보수층은 전체의 47%가 자신의 처지를 아주 행복하다고 밝힌 반면 좌파 성향의 시민들은 28%만이 행복하다고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아무리 골수 좌파라 하더라도 혈중 알코올농도가 높아지면 세상을 점점 호의적으로 보기 시작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심리학자 롤프 데겐은 “보수주의자들이 현재 상태를 받아들이는 이유는 그것이 많은 생각이나 변화를 요구하지 않고 기분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확히 알코올이 우리에게 일으키는 상태와 일치한다.”고 지적한다. 즉 술집에 둘러앉은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도 술에 취하기 쉽다는 것이다.

누구나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조건들은 사실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못한다. 젊은 시절 아름다운 외모는 오히려 그것을 잃게 되었을 때 절망감을 불러일으킨다. 상점이 늦은 밤까지 운영되면, 무조건 편리한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 또한 청소년기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아니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같은 격정적인 사랑은 우리를 곤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이 갖는 행복에 대한 관념은 저자의 의학적 지식과 실험결과에 의해 조목조목 뒤집힌다. 그렇다고 독자에게 행복에 대해 아무 기대도 하지 말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행복을 갈구하는 우리의 태도를 조급해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변모시킨다. 그렇게 저자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제들을 유머가 섞인 이야기로 둔갑시켜, 독자를 고유의 행복론으로 끌어들인다.

특유의 재치 있는 문체, 행복한 색감의 일러스트와 유머러스한 사진이 재미를 더하는 이 책은 2009년 독일에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 1위에 올라 2010년 상반기까지 120만 부 이상 팔리며 지구촌에 독창적이고도 유쾌한 행복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