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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w Must Go On/Light Note

고발, 그 예술의 경지<PD수첩>




스폰서 검찰 의혹, 그 도화선이 된 <PD수첩>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그들을 일컬어 이렇게 표현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같다. 여전히 싸우고 있고, 여전히 회사를 애먹이고 있고, 그래서 여전히 조마조

마하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도 있어야 우리 사회도 궁극적으로는 좀 더 자신감을 찾게 되는 것 아

닐까?” 라고




2010년 4월 20일, MBC <PD수첩>이 또 한번의 일을 냈다. 바로 ‘검사와 스폰서’ 편이 바로 그것.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빠지게 했던 검사와 스폰서 편은 검찰의 수치스러운 면을 법의 존엄성을 진작

하기 위해 제정된 법의 날에 방영을 결정해 더욱이나 큰 파장을 일으켰다.



2개월이 지난 6월 8일, 그들은 ‘검사와 스폰서 2’ 방영이 결정했고, “검찰만큼 깨끗한 데가 어디 있

냐”는 검찰총장의 말과 “한 달 전까지도 검사와 스폰서가 다녀갔습니다.”라는 술집 여종업원의 말

은 묘하게 대비되며 국민들에게 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PD수첩이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20년간 줄기차게 사회가 숨기려 애써왔

던 썩은 이면을 낱낱이 파헤쳐 온 PD수첩은 늘 가장 앞 줄에서 날카로운 메스를 잡았고, 한국사회

에 PD저널리즘이란 신 용어를 탄생시키며, 기존 저널리즘과는 다른 그 어떤 권부나 이해 집단으로

부터도 자유로운 보도를 해왔다. 그래서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연 <PD수첩>의 20년을 돌아보

는 것은 한국 언론 지형의 20년사를 보는 것과 진배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악은 더 오래 전부터 그리고 더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을 성년의 나

이인 <PD수첩>은 알고 있기에 방송 60분만이 아닌 브라운관 외부에서도 연장선을 긋고자 애썼다.



이렇게 그들의 못다한 이야기는 북폴리오 출판사의 <PD수첩>을 통해 다시금 쓰여 세상 밖으로 나

왔다.


87년 민주화 항쟁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90년 방송 민주화라는 커다란 의제를 품고 만들어진

<PD수첩>. 그러나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관련 방송으로 파업과 방송중단의

풍파를 겪으며 그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그 후로도 갖가지 고난과 위기를

겪으며 <PD수첩>은 사회 주치의로서 더욱 공고하게 자리매김했다. 그 20년 동안의 희로애락이 고

스란히 담긴 기록들을 우리는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9명의 <PD수첩> PD들도 처음에는 대한민국의 환부가 그렇게 깊게 곪아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PD수첩>의 이름으로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며 거짓이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저명한 성자가 비리를 저지르며,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 받는 누군가가 거짓

의 탈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을 때 그들의 마음 속에 뜨거운 뭔가가 끓어올랐다.



미국산 쇠고기 검증 문제, 삼성 무 노조 문제, 황우석 논문 조작, 거기다 방송사상 유래 없는 방송

주 조정실 점거라는 난관 속에서 만민중앙교회 비리 문제 고발까지 이렇게 그들의 못다한 이야기는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씨의 질문들을 통해 맵고도 짜릿하게 펼쳐진다.



<PD수첩>의 존재 이유



김환균 전 CP는 인터뷰를 통해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다.”라고 말하고 최

근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검사와 스폰서’편을 맡아 사건의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한 최승호PD는

“근원적인 처방이 있어야 할 때라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은 지금 보고 있는 현상 그대로 계속

우리 사회에 남아 있을 것이다.” 라며 앞으로도 쭉 이어질 <PD수첩>의 행보를 예견하게 한다.


PD저널리즘의 대명사 격인 PD수첩. 그들이 생각하는 PD저널리즘은 무엇이고,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과연 어디일까? 한국 언론의 향방을 고민하고, 나아가 한국 사회를 고민하는 독자들을

이 책으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