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ow Must Go On

『데블스 플랜 시즌2』: 플랜대로 되지 않는 감정 서바이벌

흐리흐리 2025. 5. 23. 20:48
반응형

2025년 5월, 넷플릭스에 데블스 플랜 시즌2가 공개되었죠.

어떻게 보셨나요?

 

저는 적잖이 실망을 했습니다.

이세돌이라는 플레이어가 나온다고 하여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략이 아닌 감정들만이 오가는 서바이벌이었거든요.

 

시즌2가 시작되고 몇 화 지나지 않아 든 생각은 하나였어요.
“이건 지능 게임이 아니라 감정 게임이잖아?”

게임 자체는 여전히 흥미로운 룰을 갖고 있지만,
참가자들의 플레이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판 전체가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미워하고, 서운해하고...
결국 ‘사람 대 사람’의 감정전으로 흐르더라고요.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두뇌 서바이벌"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부끄럽달까.

 

프로그램 제목이 『데블스 플랜』인데,
정작 참가자들의 플레이는 ‘플랜’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요.

누가 한마디 실수하면 바로 팀이 무너지고,
눈물 한 방울이면 판세가 바뀌고,
동맹도 연합도 철저한 계산보다는
“그냥 내가 불편해서”, “기분이 나빠서” 식으로 움직여지니까
지켜보는 입장에선 오히려 몰입이 깨지는 순간이 자꾸 생깁니다.

물론 예능이니까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전략을 기대하고 온 시청자 입장에서는 허무할 수밖에 없어요.

 

이번 시즌 라인업은 정말 좋았어요.
이세돌을 비롯해서 다양한 배경의 똑똑하고 개성 있는 사람들이 나왔고,
각자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도 충분히 달랐죠.

그런데 그 재능과 매력을 살려주는 게임 구조나 연출이
너무 감정적인 흐름에 치우쳐 있어서,
결국 “누가 똑똑했는가”보다 “누가 감정에 잘 휘둘리지 않았는가”가 더 중요한 게임처럼 느껴졌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감정적이었던 인물과 가장 감정적이지 않았던 인물 두 명이 결승에 남은 것은 흥미로웠지만,

그나마.. 우승을 감정을 뺀 사람이 한 것이 다행스러운 지점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누가 12화까지 끈기 있게 볼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