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철학자 앙드레 고르(84)씨가 2007년 9월 25일 자신의 아내와 동반 자살했다. 인도에서 뜨거운 태양으로 노랗게 달궈진 대지의 열기에 잠을 깨서 처음 접한 뉴스 기사가 이 비보였다. 사실 그가 어떤 철학자며, 무슨 책을 집필했는지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도 알지 못한다. 그의 사상이 오른쪽에 있지 않았다는 건 알게 됐다. 사실 그런 것들이 중요한 건 아니다. 그들은 젊어서부터 뜨거운 사랑을 했다. 내성적이고 생각이 많은 청년이었던 고르는 활발하고 긍정적인 도린에게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늘 자신의 존재를 거부하며 인생을 직접 산 게 아니라, 멀리서 관찰만 해온 나를 자기 긍정의 세계로 이끌어 준 것은 도린이었다." 그 둘은 1949년에 결혼한 뒤, 도린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