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남자가 보는 출산 준비

배우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에 고함 - 세심한 복지의 필요성 (아무리 작아도 외국계는 적용 안됩니다)

흐리흐리 2024. 9. 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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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임신을 하면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배우가 출산휴가 (출처: 고용노동부)

 

출산휴가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평일 기준 20일의 유급 휴가며 (약 4주가 되겠죠)

육아휴직은 최대 1년까지 쓸 수 있는 국가차원에서 권장하는 제도입니다.

 

우선 저는 일보다 가족이 당연히 먼저인 사람입니다.

그것은 지금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그럴 것이며,

아내와 자녀를 당연히 일보다 마음 가까이 두고 지내고 있을 테죠.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제도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우리가 월급을 지원해줄테니 출산을 앞둔 근로자들이 휴가 쓰는 것을 허용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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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복지라는 건 조금 더 세심해야 한다고 생각해 온 사람입니다.

기본 소득도 좋지만, 부정소득이 생기지 않도록

더 굽이굽이 살펴서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입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에 필요한 건 월급만이 아닙니다.

월급과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인적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저연차의 누군가가 육아휴직을 쓴다면, 팀장들이 몸빵하면서 꾸역꾸역 버틸 수도 있겠지요.

근데, 만약 팀장급이 육아휴직을 쓰면 어떻게 될까요? 3가지 정도 케이스가 떠올랐습니다.

 

1. 팀원들끼리 으쌰으쌰해서 팀을 잘 꾸려나가는 경우

이것이 가능하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이 시간이 길어지면 팀장의 빈자리가 무색해지고, 팀장이 필요한 사람일까? 라는 의문을 만들게 되죠.

그것은 곧 돌아올 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릅니다.

 

2. 다른 팀의 팀장이 그 팀의 업무를 지원해주는 경우

이 역시 쉽지 않습니다. 뭐 한달 두달이야 이래저래 해볼 수 있겠으나,

1년이라는 시간을 다른팀이 땜빵으로 막는다는 건

절대 불가한 일이고, 만약 해낸다 해도, 그 팀의 피해는 막심한 상태가 되겠죠.

 

3. 빈자리를 대신할 계약직을 뽑는 경우

이것, 가장 1차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접근이지만 절대 뽑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절대 아무나 뽑지 않기 때문이죠. 

퀄리티를 유지하고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건 회사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고,

당연히 그 팀장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퍼포머를 원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사람을 찾았다 칩시다. 그럼 그 사람이 계약직으로 올까요? 이 회사를?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출산휴가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고마운 일이긴 하나,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해주는

국가 차원의 제도까지 병행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직으로 6개월 이상을 채우면, 그것을 정규직 경력으로 인정을 해준다던지

 

나라에서 인재풀을 만들고, 그 인재풀에 있는 대체자를 쓸 경우,

대체자의 월급까지 50%정도 지원을 해준다던지

 

1년을 채우면 퇴직금을 사후 지급하는 형태로 지급해준다던지 등의

복지말입니다.

 

물론 고용노동부의 ‘대체인력 일자리 전용관’을 통해 중소기업에서 대체인력을 채용한 경우

대체인력지원금(월8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인 저희 회사는 그 어떤 것도 지원을 못받습니다.

중소기업의 규모를 가졌지만, 외국계 회사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이 얼마나 세심하지 못한 정책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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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확실히 위기를 맞고 있고,

출산만이 인류의 미래입니다! (라는 말에는 100% 동의하긴 어렵긴 하지만)

 

임신과 출산은 인간이 태초부터 해온 행위이며,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제도적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영역에 있는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출산은 힘들고, 육아는 더 힘듭니다.

혼자서는 아마도 더더욱 힘들어지겠죠.

이렇게 그려지는 미래가 출산을 앞 둔 부부들을 막막하게 합니다.

아기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힘듭니다.

 

저는 현재로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대체자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죠.

 

공무직에 계신 분들은 매일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처럼 출산 쪼렙이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조금만 더 세심한 제도를 통한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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