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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좋아하세요? - 한국계 교토 국제고의 고시엔(갑자원) 우승

흐리흐리 2024. 8. 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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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츠루 작가의 야구 만화? 청춘 만화?
뭐라고 불러도 좋을 ‘터치'라는 작품을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씬은 바로, 여름을 좋아합니다 씬.

만화- 터치 (출처: mlb파크 https://mlbpark.donga.com/mp/b.php?p=31&b=bullpen&id=202203230066963636&select=&query=&subselect=&subquery=&user=&site=donga.com&reply=&source=&pos=&sig=hgjcGf2Ajh9RKfX2hfj9RY-Aghlq)

 
이 만화를 본 뒤로, 여름을 통채로 좋아하진 못했지만,
저 역시 여름의 한 꼭지를 쭉 좋아해오곤 했었습니다.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이번 여름은 도저히 좋아할 구석이 없어보였지만, 아주 작은 꺼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틀 전 기사가 떴죠. 고시엔 최초로 한국계 학교, 교토 국제고가 우승을 했다는 기사였습니다. 사실 더 오래 조그마한 기사가 먼저 뜨긴 했죠. 한국계 학교, 교토 국제고가 최초로 고시엔에 진출했다는 기사였습니다.
 
고시엔이란 일본 고교 야구의 여름 전국대회를 의미하는 하며, 갑자원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대회고,
교토 국제교는 일본 교토시에 위치한 학교로 재일 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에서 시작된 학교입니다.

교토 국제고 전경 (출처: 나무위키)

 
일본에서도 이 학교가 고시엔에 올라갔을 때 이슈가 됐었는데, 바로 한글 교가 때문이었다고 해요. 고시엔에서는 각 학교의 교가가 제창되는데 이 고교의 교가는 바로 한글 가사였기 때문에 이슈가 되었다고 합니다.
 
1절
동해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아침 저녁 몸과 덕 닦는 우리의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

2절
서해를 울리도다 자유의 종은
자주의 정신으로 손을 잡고서
자치의 깃발 밑에 모인 우리들
씩씩하고 명랑하다 우리의 학원

3절
해바라기 우리의 정신을 삼고
문명계의 새지식 탐구하면서
쉬지않고 험한길 가시밭 넘어
오는날 마련하다 쌓은 이 금당

4절
힘차게 일어나라 대한의 자손
새로운 희망길을 나아갈때에
불꽃같이 타는 맘 이국 땅에서
어두움을 밝히는 등불이 되자
 
이 중 이슈가 되었던 가사는 바로 ' 동해바다'라는 표현이겠지요. 이 교가 때문에 선수들 스카우트가 힘들어서, 교가를 바꿀까도 생각했었다고 합니다만,

뭐 한국사람들이 지은 학교의 가사에 동해바다가 들어간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해요.그래서 그 이슈에 대해선 큰 관심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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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건 교토 국제고교의 야구 인프라였습니다. 일본 고교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어마어마한 강팀이어야 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죠.

교토 국제 고교 야구 선수들 (출처: 연합뉴스)

 
그런데, 이 학교에 대해 찾아보곤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교의 운동장에서 가장 긴 부분이 고작 60미터라고 하고, 공을 살 돈이 부족해서 찢어진 공에 테이프를 감아 썼다고 합니다.

그런 학교가 전국 대회 우승이라니요?
재일교포 출신인 '야신' 김성근 감독님이 이 팀에 대해 코멘트를 하셨더군요.

"우승 후보가 다 떨어져나갔어요. 이 팀은 우승후보가 아니었다고요. 역사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안된다 하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방법이 있고, 노력하고 생각만 있으면 길이 있다 싶어요."
 
김성근 감독님이 좋아할법한 드라마를 쓴 이 팀은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강팀들을 꺾고, 다시 없을 청춘의 드라마를 쓴 저 친구들의 미래를 지금의 이 순간의 기억들이 탄탄하게 받쳐줄 걸 생각하면 참 뿌듯합니다.
 
역시 여름은 좋아할 수 밖에 없고,
야구는 사랑할 수 밖에 없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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