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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w Must Go On/Film 30

베리드(Buried,2010) - '공간의 설정'으로 무엇을 이야기 하는가?

베리드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 (2010 / 스페인) 상세보기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없고,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 반전도 없고, 의문 해소의 쾌감도 없다. 근데, 이 영화 시종일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 한다. 공간의 설정 자체가 무척 흥미롭다. 관 속에서 벌어지는 1인극이라니, 목소리 출연을 제외하면,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만이 출연할 뿐이다. 통화 내용을 통해 전 후 상황을 예측할 뿐이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은, 공간적 제약을 허물어 버리고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도박 묵시록 카이지'의 작가인 노부유키의 작품들에서 느껴졌던 긴장감을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다. 로드리고 코르테스라는 또 한 명이 스페인 천재 감독이 등장했다. 그는 베리드라는 영화를 통해, 9.11을 ..

장소를 이용한 유연한 코메디 - 이층의 악당

이층의 악당 감독 손재곤 (2010 / 한국) 상세보기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데뷔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손재곤 감독이 이라는 흥미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한석규와 김혜수의 트윈 체제는 닥터봉이후 처음이다. 둘은 좋은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나는 한석규의 연기가 좋다. 어릴땐 보이지 않았던 한석규의 연기의 대단함이 요즘엔 보인다고 해야하나 정확하게 말하면 컴백하면서 부터다. 특히 구타유발자들에서의 연기 뉘앙스. 영화는 재미난 설정으로 시작해서 거의 끝까지 간다. 특히, 지하실에 한석규가 갇혀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악하는 시퀀스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한석규라는 배우가 왜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인지, 캐릭터의 선이 얇고 굵고를 가리지 않는지 이층의 악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괜찮은 연출 그리고 명배우, 상업영화로의 귀환 - 악마를 보았다

악마를 보았다 감독 김지운 (2010 / 한국) 상세보기 최민식이 돌아왔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잔혹한 스릴러 를 홍대 롯데 시네마에서 관람했다. 김지운 감독의 작품에 대한 기대 4, 최민식의 연기에 대한 기대 6 정도의 비율로 기대감을 갖고 뒤늦게 챙겨봤다. 초반 이병헌의 네레이션은 민망할 정도로 관습적이고 작위적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좋았다. 최민식이 경찰에 자수하는 씬부터 엔딩 타이틀까지에 해당하는 종반부는 김지운의 어느 작품보다 좋았다. 특히 엔딩씬은 상업영화의 틀을 부숴버린 케이스라고 해야할까? 정말 끝까지 가는 영화였다.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를 이어가는 연출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최민식과 이병헌의 연기 호흡이 환상적이었던 것 같다. 최민식의 연기는 한창 상업 영화에 몸담..

품행제로 - 류승범의 맞춤 트레이닝복

품행제로 감독 조근식 (2002 / 한국) 상세보기 연기자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작품을 만나는게 쉽지 않다고 한다. 여기 이 작품만큼 배우와 작품이 어우러지는 작품이 한국 영화사에 있었을까? 류승범은 운이 좋다. 그는 그에게 꼭 맞는 작품을 만났다. 바로 품행제로(2002)의 얘기다. 작품 안에서 그는 대본인지 애드리브인지 구분 안될 대사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동분서주하며 작품 안을 뛰어다닌다. 봉태규와 공효진을 비롯한 조연들의 연기도 좋지만, 류승범에 비할 데가 아니다. 이 작품을 보고 조근식이라는 감독님을 알게됐고, 차기작을 졸라게(품행제로 스타일) 기대했었다. 차기작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 아직은 이 작품이 최고니까. 판타지의 극치를 달리는 오프닝 시퀀스를 지나, 유쾌한 중반부가 지나가고 어떤 ..

28일 후(28 days later, 2002) - 마비된 이성이 퍼뜨리는 바이러스

결국, 보게 된 음악 좋다. 앵글 독특하다. 기분 이상해진다. 결론은 역시 대니보일이다. 대니 보일이 만든 좀비 영화는 이렇구나 싶었다. 빗물을 받기 위해 옥상에 퍼뜨려 놓은 색색의 바가지들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꽃으로 가득 채운 정원보다 아름다웠으며, 맨채스터 동북쪽 군인들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그들을 찾아가는 과정은 죽음을 앞둔 이가 바라본 세상보다 눈부시게 그려졌다. 좀비영화 마니아인 친구가 말하기를, 최초로 뛰는 좀비가 등장한 영화라고 했다. 대니 보일 감독은 뛰는 좀비들역에 실제 육상 선수들을 캐스팅 했다고 한다. 또한 영화 초반 나오던 런던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 홀로 떠돌던 주인공의 모습은 CG없이 러시아워 타임에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사람과 차들을 통제해서 찍었다고 한다. 영국이 예술인..

이끼 VS 인셉션

이끼 감독 강우석 (2010 / 한국) 상세보기 인셉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10 / 미국,영국) 상세보기 주말 극장가가 뜨겁다. 이미 150만을 돌파한 화제작 '이끼' 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개봉작 '인셉션'이 격돌하기 때문이다. 두 작품 모두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이다. 또한 두 작품 모두 상영 시간이 2시간 30분을 넘는다. 정재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라는 연기파 스타 배우가 출연하며, 강우석과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스타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두 감독은 고집에서도 닮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초기작인 미행에서부터 메멘토, 인셉션에 이르기까지, 영리한(?) 플롯에 대한 고집은 관객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강우석 감독의 우직한 스타일도 이미 알만한 사람..

인썸니아(Insomnia,2002)-불면증에 관한 보고서

인썸니아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02 / 캐나다,미국) 상세보기 알파치노, 로빈 윌리엄스, 힐러리 스웽크, 거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단순한 이름들의 나열일 뿐인데 느껴지는 포스가 (흔히 표현하는) "후덜덜"하다. 이 영화를 통해 놀란 감독은 처음으로 메이져 배급사와 일을 하게 됐다. 그는 순식간에 몇 백만불의 돈을 써버리는 상황에 놀라며 "내 돈이 아니니깐 괜찮겠지요?" 라며 웃어 넘겼다고 한다. 불면증을 겪는 형사 알 파치노의 연기가 뛰어나고, 소설가이자 살인마 역의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는 압권이다. 힐러리 스웽크도 시골의 신출내기 여형사 역을 멋지게 소화한다. 결코 작지 않은 존재감의 세명을 조화롭게 공존시키며,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이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능력 또한 더 말 할 나위 없이 좋다..

나잇 앤 데이 - 첩보 액션물은 역시 톰 크루즈

CGV에서 뭘 볼까 고민하던 중 3:10 투 유마의 감독 제임스 맨골드의 작품이라길래 나잇 앤 데이를 관람하게 됐다. 이 영화 스타일리쉬하다. 3:10 투 유마의 쿨했던 감각이 이 작품까지 이어져있는 듯 하다. 미션임파서블이라는 기념비적인 오락 작품의 주인공 톰 크루즈는 역시나 첩보 액션에 강했다. 카메론 디아즈는 쪼글거리긴 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었고, 스페인에서 소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추격씬은 단연 압권이다. 햇볕이 뜨거운 요즘 에어컨 빵빵한 극장에서 시원한 오락물 한 편 즐기는 건 손에 꼽히는 즐거움이다. 감독 이름 때문에 과대평가 받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감안하더라도 이 영화 나쁘지 않다. Two Thumbs Up!! 까진 아니어도 "따봉"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이끼 - 이 영화, 그림이 생각보다 크다

이끼 감독 강우석 (2010 / 한국) 상세보기 메가박스에서 관람한 영화 강우석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고, 우리나라에서 연기 잘한다고 하는 (무대 예술식 발성이 뛰어난)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해진, 허준호, 김상호, 김준배, 유선 등이 공연한 영화. 윤태호의 만화 "이끼"가 원작인 이 영화는 163분에 걸친 런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살아있기 때문일까? 원작의 누아르적인 분위기를 과감히 버리고,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강우석 감독님의 공이 큰 것 같다. 물론 배우 개개인의 연기들도 정말 좋다. 김혜수의 연인인 유해진이 반쯤 미친 상태로 자신과 이장의 만행들을 떠벌리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강우석 감독님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기존에 없던 색을 칠하게 된 것처럼 보인다..

파이란- 배 한 척에 미처 싣지 못했던 무게, 후회

파이란 파이란.. 이강재.. 강백란.. 파이란.. 파이란.. 예술은 한 사람 인생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감성을 지배당하기도 하고, 감정이입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그것은 음악이 될 수도 있고, 미술이 될 수도 잇으며, 책이 될 수도 있고, 무대 예술이 될 수도 있다. 내겐 '파이란'이 그런 존재다. 송해성 감독님이 연출하고 최민식님이 주연하신 이 영화를, 나는 연말 시상식에서 처음 접하고 최민식님의 수상 소감인 "아직 못보신 분들은 가까운 비디오점에서 빌려보세요" 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비디오 점으로 달려갔다. 비디오를 처음 부터 끝까지 TV앞에 붙어 앉아 낄낄 거리기도 하고, 엉엉 울기도 하며 다 본 뒤 그 새벽에 감아서 다시 보기 시작했다. 큰 누나가 감수성 예민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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