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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w Must Go On/Film

28일 후(28 days later, 2002) - 마비된 이성이 퍼뜨리는 바이러스 결국, 보게 된 음악 좋다. 앵글 독특하다. 기분 이상해진다. 결론은 역시 대니보일이다. 대니 보일이 만든 좀비 영화는 이렇구나 싶었다. 빗물을 받기 위해 옥상에 퍼뜨려 놓은 색색의 바가지들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꽃으로 가득 채운 정원보다 아름다웠으며, 맨채스터 동북쪽 군인들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그들을 찾아가는 과정은 죽음을 앞둔 이가 바라본 세상보다 눈부시게 그려졌다. 좀비영화 마니아인 친구가 말하기를, 최초로 뛰는 좀비가 등장한 영화라고 했다. 대니 보일 감독은 뛰는 좀비들역에 실제 육상 선수들을 캐스팅 했다고 한다. 또한 영화 초반 나오던 런던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 홀로 떠돌던 주인공의 모습은 CG없이 러시아워 타임에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사람과 차들을 통제해서 찍었다고 한다. 영국이 예술인.. 더보기
이끼 VS 인셉션 이끼 감독 강우석 (2010 / 한국) 상세보기 인셉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10 / 미국,영국) 상세보기 주말 극장가가 뜨겁다. 이미 150만을 돌파한 화제작 '이끼' 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개봉작 '인셉션'이 격돌하기 때문이다. 두 작품 모두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이다. 또한 두 작품 모두 상영 시간이 2시간 30분을 넘는다. 정재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라는 연기파 스타 배우가 출연하며, 강우석과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스타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두 감독은 고집에서도 닮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초기작인 미행에서부터 메멘토, 인셉션에 이르기까지, 영리한(?) 플롯에 대한 고집은 관객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강우석 감독의 우직한 스타일도 이미 알만한 사람.. 더보기
인썸니아(Insomnia,2002)-불면증에 관한 보고서 인썸니아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02 / 캐나다,미국) 상세보기 알파치노, 로빈 윌리엄스, 힐러리 스웽크, 거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단순한 이름들의 나열일 뿐인데 느껴지는 포스가 (흔히 표현하는) "후덜덜"하다. 이 영화를 통해 놀란 감독은 처음으로 메이져 배급사와 일을 하게 됐다. 그는 순식간에 몇 백만불의 돈을 써버리는 상황에 놀라며 "내 돈이 아니니깐 괜찮겠지요?" 라며 웃어 넘겼다고 한다. 불면증을 겪는 형사 알 파치노의 연기가 뛰어나고, 소설가이자 살인마 역의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는 압권이다. 힐러리 스웽크도 시골의 신출내기 여형사 역을 멋지게 소화한다. 결코 작지 않은 존재감의 세명을 조화롭게 공존시키며,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이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능력 또한 더 말 할 나위 없이 좋다.. 더보기
메멘토(Memento, 2000)-메모의 향연 메멘토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00 / 미국) 상세보기 메멘토란 (사람, 혹은 장소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품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 이 영화는 기억에 관한 영화다.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을 내 뇌리에 심어준 이 영화에 대해 간단하게 포스팅 해보고자 한다. 주인공은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 한 시점의 충격으로 그 시점 이후의 기억이 하루를 주기로 백지화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는 그 날 자신이 알게 된 사실이나, 단서(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한)들을 그는 자신의 몸에 문신으로 새기기 시작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현재의 행위를 보여주고, 그 행위의 이유를(과거의 사건)을 보여주는 식의 연출을 한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보는 이들은 의아해 하다가.. 더보기
나잇 앤 데이 - 첩보 액션물은 역시 톰 크루즈 CGV에서 뭘 볼까 고민하던 중 3:10 투 유마의 감독 제임스 맨골드의 작품이라길래 나잇 앤 데이를 관람하게 됐다. 이 영화 스타일리쉬하다. 3:10 투 유마의 쿨했던 감각이 이 작품까지 이어져있는 듯 하다. 미션임파서블이라는 기념비적인 오락 작품의 주인공 톰 크루즈는 역시나 첩보 액션에 강했다. 카메론 디아즈는 쪼글거리긴 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었고, 스페인에서 소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추격씬은 단연 압권이다. 햇볕이 뜨거운 요즘 에어컨 빵빵한 극장에서 시원한 오락물 한 편 즐기는 건 손에 꼽히는 즐거움이다. 감독 이름 때문에 과대평가 받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감안하더라도 이 영화 나쁘지 않다. Two Thumbs Up!! 까진 아니어도 "따봉" 정도는 되지 않을까 더보기
이끼 - 이 영화, 그림이 생각보다 크다 이끼 감독 강우석 (2010 / 한국) 상세보기 메가박스에서 관람한 영화 강우석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고, 우리나라에서 연기 잘한다고 하는 (무대 예술식 발성이 뛰어난)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해진, 허준호, 김상호, 김준배, 유선 등이 공연한 영화. 윤태호의 만화 "이끼"가 원작인 이 영화는 163분에 걸친 런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살아있기 때문일까? 원작의 누아르적인 분위기를 과감히 버리고,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강우석 감독님의 공이 큰 것 같다. 물론 배우 개개인의 연기들도 정말 좋다. 김혜수의 연인인 유해진이 반쯤 미친 상태로 자신과 이장의 만행들을 떠벌리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강우석 감독님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기존에 없던 색을 칠하게 된 것처럼 보인다.. 더보기
파이란- 배 한 척에 미처 싣지 못했던 무게, 후회 파이란 파이란.. 이강재.. 강백란.. 파이란.. 파이란.. 예술은 한 사람 인생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감성을 지배당하기도 하고, 감정이입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그것은 음악이 될 수도 있고, 미술이 될 수도 잇으며, 책이 될 수도 있고, 무대 예술이 될 수도 있다. 내겐 '파이란'이 그런 존재다. 송해성 감독님이 연출하고 최민식님이 주연하신 이 영화를, 나는 연말 시상식에서 처음 접하고 최민식님의 수상 소감인 "아직 못보신 분들은 가까운 비디오점에서 빌려보세요" 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비디오 점으로 달려갔다. 비디오를 처음 부터 끝까지 TV앞에 붙어 앉아 낄낄 거리기도 하고, 엉엉 울기도 하며 다 본 뒤 그 새벽에 감아서 다시 보기 시작했다. 큰 누나가 감수성 예민한 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