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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역 플랫폼 암릿차르로 가기 위한 기차를 기다리던 곳, 시간이 맞지 않아 상당히 고급스러운 기차를 타게 됐었다. 어느 곳이든 기차역은 공통된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더보기
인도, 암릿차르 폐품 가게 초등학교 때 종종 폐품을 모아오라는 지시를 받고 집에서 신문더미를 챙겨갔던 기억이 되살아나던 암릿차르 거리의 폐품 가게 무게를 재는 저울과 계산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합이 흥미로웠다. 무척 더운 날이었는데, 그늘 진 곳이라 시원해 보이는 것도 있었고. 더보기
<피천득 / 인연> - 수필(에세이)이 갖는 힘 인연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피천득 (샘터사, 2007년) 상세보기 여름을 맞아서 오랜 벗이 재직 중인 대학교에 놀러갔다. 친구네서 일박 후 같이 스쿨버스에 올라 직장 동료들과 가볍게 눈인사를 하는 친구 옆에서 자는 척을 하다가 살포시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그 학교 본관 앞이었다. 친구는 사무실로 가고, 난 커피를 한 잔 사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졸음을 쫓아줄 책이 필요해서 도서관을 기웃 거리다가, 지금은 생사 여부도 알 수 없는 예전 애인의 책장에 꽂혀있던 피천득의 인연을 뽑아 들곤 읽기 시작했다. 인연이라는 작품은 교과서에서 접해서 알고 있었는데, 다른 것들은 어떠한지 궁금했다. 인생의 처음과 끝을 5월로 장식한 분 답게 봄에 대한 찬사들이 책의 전반부에 따스.. 더보기
사랑의 묘약/아르투어 슈니츨러 - 죽음으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 받는다면 사랑의묘약 카테고리 소설 > 독일소설 지은이 아르투어 슈니츨러 (문예출판사, 2004년) 상세보기 지하철에서 시간을 떼우려고 읽게게 된 이 단편소설은 그 날 출근 시간에 신선한 충격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꾸준하게 읽혔던 소설가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사랑에 관한 단편집입니다. 인간의 본능과 내면 분석에 일가견이 있던 철학자 프로이트가 극찬한 작품답게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속성에상당히 근접해서 날카로운 무언가로 콕 콕 찔러대는 느낌입니다. 누구와도 행복해 질 수 없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로,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의 집착으로 '사랑의 묘약'을 먹임으로써 그 여자의 속마음을 알게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집착에 관한.. 더보기
J Rabbit - Winter Wonderlan (cover)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좋네요 제이래빗(정다운, 정혜선) 1집 정규 음반도 발매했다고 하네요 과연 옥상달빛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인가 좋네요 좋아 팬카페는 어디에? 더보기
짐승의 끝- 조성희 감독, 장편 첫 연출의 득과 실 짐승의 끝 감독 조성희 (2010 / 한국) 출연 이민지,박해일 상세보기 오프닝 시퀀스가 택시에서 바라보는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한 여자가 중얼중얼 노래를 부르며 시작되는 조성희 감독님의 장편 데뷔작 '짐승의 끝'. 영화는 그의 전작인 '남매의 집'과 마찬가지로 박해일(이방인)이 택시에 합승(자신과 택시기사만의 공간에 침입)하며 시작됩니다. 보는 내내 관객을 긴장시켰던 조성희 감독님의 능수능란한 연출은 장편에 와서 살짝 늘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조성희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선 넉넉하게 찍어두고, 편집 때 승부를 보자라는 생각에 찍어뒀던 것들이 도저히 편집으로 만질 수 없는 수준이 되어 살짝 늘어지게 되었음을 인정합니다."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아마도 공간이 폐쇄적인 허름한 집에서 광활한 풍경이 펼쳐지는.. 더보기
남매의 집 + 짐승의 끝 남매의 집 감독 조성희 (2008 / 한국) 상세보기 짐승의 끝 감독 조성희 (2010 / 한국) 상세보기 영상자료원에서 패기 넘치는 신인 감독들의 단편과 장편을 묶어서 상영하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후두둑 후두둑, 장마가 시작 될 무렵, 남매의 집이라는 단편을 무척 감명 깊게 보았던, 조성희 감독님의 남매의 집 + 짐승의 끝을 보러 무려 동성친구 두 명과 가게 되었습니다. 칸 영화제의 뒷통수를 시원하게 치고, 몇 년간 공석이었던 미장센 영화제 대상의 자리를 차지한 남매의 집은 다시봐도 명작이었습니다. 고립되고 단절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할 수 있는지를 종말이라는 배경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단편고는 긴 30분 가량의 러닝타임 내내 보는 이들을 괴롭힙니다. 어린 남매가 살고 있는 집. 여동생이 그린 그.. 더보기
"참말로 고맙습니데이." -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감독 추창민 (2010 / 한국) 상세보기 인생의 황혼 무렵에 시작되는 사랑은 예쁘다. 인생의 황혼 무렵에 돌아보는 사랑은 아름답다. 사랑을 놓치다로 30대의 감성을 붙잡았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강풀 원작 만화인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각색, 연출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환상적인 작품이었다. 그 때 그 사람들에게 박정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구사했던 배우의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투리는 지금껏 들어본 경상도 사투리 중에 가장 따뜻하고 먹먹했으며,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에서 대들보였던 이순재는 "사람은 어느 시점이 지나면 나이를 먹을수록 어려진다."는 통설이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을만큼 순수한 연기를 보여줬다... 더보기
글러브(G-Love) - 스타리움(Starium)에서 만난 스타디움(Stadium) 글러브 감독 강우석 (2011 / 한국) 상세보기 영화 글러브를 영등포 CGV, 그것도 무려 스타리움(Starium)에서 보게 됐다. 기네스에서 공식으로 인정한 세계 최대 크기의 스크린에서 이 열혈(?) 영화가 보고싶었다. LG 트윈스의 간판 투수였던 정재영(김상만 역)은 음주 폭력 사건으로 KBO 위원회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게 되고, 이를 위한 자발적인 면죄부로 충주성심고등학교 야구부에 코치로 가게 된다. 곁에서 그를위해 발벗고 뛰어 다니는 친구겸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야구라는 스포츠는 청각 장애인들이 하기에 무척 어려운 점이 많다. 의사소통이 안되는 것은 둘째치고, 타구의 소리도 들을 수 없으니, 수비하는 입장에서 공의 낙하지점을 눈 만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야구는 싸인의 스포츠.. 더보기
심장이뛴다 - 모성애와 회한의 대결 심장이 뛴다 감독 윤재근 (2010 / 한국) 출연 김윤진,박해일 상세보기 김윤진의 모성애와 박해일의 회한(불효에 대한) 이 맞붙었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딸을 홀몸으로 키우는 김윤진은 심장 이식해 줄 사람을 찾는다. 그 간절함이 커져가던 중 같은 병원으로 실려온(반 뇌사상태로) 박해일의 친모. RH- AB형이라는 극소수 확률까지 맞아떨어지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김윤진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김윤진의 절제되지 않는 감정 표현은 보는 나를 힘들게 만들었고, 박해일이 뒤늦은 회한으로 온몸을 내던져 어머니를 지키려고 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도 의아스러웠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니 끝내 울컥 해버렸다. 나는 아마도 쌍팔년도 이전에 태어나서겠지? 더보기